대법원 · 2026다201948, 201949 · 2026-06-25
계약금반환등·손해배상(기)
판시사항
[1] 채소류 등 저장성 없는 농작물을 수확 전 경작상태에서 면적단위 또는 수량단위로 일괄 매매하는 포전매매계약에서 매도인이 반출 약정일까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농작물을 관리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경작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과도한 비용이 발생하는 등의 경우에 매수인에게 이를 알려야 할 통지의무가 이에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2] 배추 농민인 甲과 상인인 乙이 甲의 배추밭 7,000평에서 재배하는 배추 전부에 관한 포전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乙은 계약 체결 당일 甲에게 매매대금 전액을 지급하였으며, 甲과 乙은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매도인의 농작물 관리의무에 관하여는 별다른 약정을 하지 않았는데, 그 후 乙이 수확한 배추의 상품성이 현저히 떨어져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甲을 상대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甲의 농작물 관리의무 위반으로 인해 乙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가 상당한데도, 甲이 농작물 관리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乙의 손해를 위험부담 문제로 보아 甲의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3] 선택적으로 병합된 수 개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항소심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상고한 경우, 상고법원이 선택적 청구 중 일부라도 상고가 이유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제53조 제1항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정하는 채소류 등 저장성이 없는 농산물의 포전매매(생산자가 수확하기 이전의 경작상태에서 면적단위 또는 수량단위로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의 계약은 서면에 의한 방식으로 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제2항은 "제1항에 따른 농산물의 포전매매의 계약은 특약이 없으면 매수인이 그 농산물을 계약서에 적힌 반출 약정일부터 10일 이내에 반출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지난 날에 계약이 해제된 것으로 본다. 다만 매수인이 반출 약정일이 지나기 전에 반출 지연 사유와 반출 예정일을 서면으로 통지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정하고 있다.
포전매매계약(일명 밭떼기 거래)은 채소류 등 저장성 없는 농작물을 수확 전 경작상태에서 면적단위 또는 수량단위로 일괄 매매하는 계약이다. 농작물 작황, 시세 변동에 따른 불안정성을 회피하고자 경작자는 염가에 선매도하고, 상인 등 매수인은 반대 입장에서 염가에 선매수하는 방식의 매매이다. 통상 잔금 지급과 동시에 점유 및 소유권이 매수인에게 이전되고, 천재지변, 통상의 관리를 크게 넘는 정도의 병충해 침습 등 당사자 쌍방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발생한 목적물 손실의 경우, 그 위험은 잔금 수령 후에는 매수인이 부담하고, 그 이전에는 매도인이 부담한다.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매도인은 반출 약정일까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농작물을 관리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구체적으로 용수(用水), 시비(施肥), 방제(防除), 제초(除草) 등 해당 농작물의 재배에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수준의 관리를 그 내용으로 한다. 경작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과도한 비용이 발생하는 등의 경우에 매수인의 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매수인에게 이를 알려야 할 통지의무도 신의칙상 부수적 주의의무로서 이에 포함된다.
[2] 배추 농민인 甲과 상인인 乙이 甲의 배추밭 7,000평에서 재배하는 배추 전부에 관한 포전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乙은 계약 체결 당일 甲에게 매매대금 전액을 지급하였으며, 甲과 乙은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매도인의 농작물 관리의무에 관하여는 별다른 약정을 하지 않았는데, 그 후 乙이 수확한 배추의 상품성이 현저히 떨어져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甲을 상대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① 매매계약에 따른 乙의 수익금이 매매대금에 비해 극히 미미하고, 乙이 매수한 배추의 작황이 극히 부진한 원인이 천재지변이나 통상의 관리로 막기 어려운 병충해 침습 등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라는 점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② 乙이 매수한 배추는 전반적으로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반면 甲의 다른 밭의 배추는 별다른 이상이 없고, 각 배추밭 사이에 배추 재배환경에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어, 甲은 인근의 자기 배추밭의 배추는 적절히 관리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배추 성장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경우라면 포전매매계약의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상당한 비용을 들여서라도 농약 살포, 비료 추가 투하 등의 조치를 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게끔 상황을 알릴 필요가 있었는데도 甲이 乙에게 이러한 사정을 알려 적절한 조치를 취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아, 甲의 통지의무 위반이 인정될 여지도 있는 점을 종합하면 포전매매계약의 매도인인 甲의 농작물 관리의무 위반으로 인해 매수인인 乙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가 상당한데도, 甲이 농작물 관리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乙의 손해를 위험부담 문제로 보아 甲의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3] 선택적으로 병합된 수 개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항소심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상고한 경우, 상고법원이 선택적 청구 중 일부라도 그에 관한 상고가 이유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2조 제1항, 제390조,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제53조 / [2] 민법 제2조 제1항, 제390조,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제53조 / [3] 민사소송법 제253조, 제436조
판결문 전문 보기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원고(반소피고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피고(반소원고) 1
【피고, 피상고인】 피고 2
【원심판결】 수원지법 2026. 2. 5. 선고 2024나94285, 9429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본소에 관한 부분 중 피고(반소원고)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반소피고)의 피고 2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다. 피고 2에 대한 상고비용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배추 농민인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 1과 상인인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는 피고 2의 중개로, 피고 1이 자신의 배추밭 7,000평에서 재배하는 배추 전부에 관하여, 매매대금을 7,000만 원으로 하는 포전(圃田)매매계약(일명 밭떼기 거래, 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구두로 체결하였다.
나.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일 피고 1에게 매매대금 7,000만 원, 피고 2에게 중개수수료 200만 원을 각각 지급하였다.
다. 원고와 피고 1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매도인의 농작물 관리의무에 관하여는 별다른 약정을 한 바 없다.
라. 원고는 수확한 배추의 상품성이 현저히 떨어져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피고들을 상대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 등을 구하고 있다.
2. 피고 1에 대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부분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피고 1에 대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 배추 재배의 경우 경작자의 관리나 노력뿐 아니라 날씨 등 환경의 영향도 커서 수확기 상품 가치를 예측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피고 1이 수확기에 상품 가치가 큰 배추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원고 주장은 수긍하기 어렵다.
2) 밭떼기 거래의 경우 상품에 대한 책임 또는 위험부담은 대금 완납 전에는 경작자, 대금 완납 후에는 매수인에게 속함이 일반적인 거래 관행으로 보인다.
3) 피고 1은 당초 매매대금 9,100만 원을 제시했으나 원고의 감액 요청에 따라 최종 매매대금은 7,000만 원으로 정해졌고, 원고는 전액을 한꺼번에 지급하였다.
4) 원고가 계약 체결과 동시에 피고 1에게 매매대금 7,000만 원을 모두 지급함으로써 이후 배추 재배와 관련된 책임 또는 위험부담은 원고에게 귀속되었다.
나.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제53조 제1항 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정하는 채소류 등 저장성이 없는 농산물의 포전매매(생산자가 수확하기 이전의 경작상태에서 면적단위 또는 수량단위로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의 계약은 서면에 의한 방식으로 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제2항은 "제1항에 따른 농산물의 포전매매의 계약은 특약이 없으면 매수인이 그 농산물을 계약서에 적힌 반출 약정일부터 10일 이내에 반출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지난 날에 계약이 해제된 것으로 본다. 다만 매수인이 반출 약정일이 지나기 전에 반출 지연 사유와 반출 예정일을 서면으로 통지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정하고 있다.
포전매매계약(일명 밭떼기 거래)은 채소류 등 저장성 없는 농작물을 수확 전 경작상태에서 면적단위 또는 수량단위로 일괄 매매하는 계약이다. 농작물 작황, 시세 변동에 따른 불안정성을 회피하고자 경작자는 염가에 선매도하고, 상인 등 매수인은 반대 입장에서 염가에 선매수하는 방식의 매매이다. 통상 잔금 지급과 동시에 점유 및 소유권이 매수인에게 이전되고, 천재지변, 통상의 관리를 크게 넘는 정도의 병충해 침습 등 당사자 쌍방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발생한 목적물 손실의 경우, 그 위험은 잔금 수령 후에는 매수인이 부담하고, 그 이전에는 매도인이 부담한다.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매도인은 반출 약정일까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농작물을 관리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구체적으로 용수(用水), 시비(施肥), 방제(防除), 제초(除草) 등 해당 농작물의 재배에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수준의 관리를 그 내용으로 한다. 경작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과도한 비용이 발생하는 등의 경우에 매수인의 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매수인에게 이를 알려야 할 통지의무도 신의칙상 부수적 주의의무로서 이에 포함된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포전매매계약의 매도인인 피고 1의 농작물 관리의무 위반으로 인해 매수인인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
가)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원고의 수익금이 매매대금에 비해 극히 미미해 보인다. 원고 주장 수익금은 판매대금 28,047,722원에서 수확ㆍ출하비용 22,574,000원을 공제한 5,473,722원으로, 매매대금 70,000,000원의 약 7.8%에 불과한데, 피고 1은 위 금액에 대해 특별히 다투지 않고 있다. 원고가 매수한 배추의 작황이 극히 부진한 원인이 천재지변이나 통상의 관리로 막기 어려운 병충해 침습 등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라는 점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나) 피고 1은 인근의 자기 배추밭의 배추는 적절히 관리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제출한 사진에 의하면, 원고가 매수한 배추는 전반적으로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반면, 피고 1의 다른 밭의 배추는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인다. 위 각 배추밭 사이에 배추 재배환경에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이 사건 소 제기 전 및 소송 과정에서 이 부분을 강력히 항의ㆍ주장했음에도, 피고 1은 이에 관하여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은 채 ‘포전매매계약이므로 배추 작황 등에 대한 위험은 원고가 부담한다.’는 주장만을 일관하였을 뿐이다.
다) 피고 1의 통지의무 위반이 인정될 여지도 있다. 이 사건처럼 배추 성장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경우라면, 포전매매계약의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상당한 비용을 들여서라도 농약 살포, 비료 추가 투하 등의 조치를 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게끔 상황을 알릴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피고 1이 원고에게 이러한 사정을 알려 적절한 조치를 취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3) 그럼에도 피고 1이 농작물 관리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원고의 손해를 위험부담 문제로 보아 피고 1의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에는, 포전매매계약에서의 농작물 관리의무 및 채무불이행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피고 2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중개인에 불과한 피고 2가 배추 상품 가치에 관하여 원고를 기망하였다거나 그 품질을 보증하는 약정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피고 2에 대한 불법행위 및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신의칙과 채무불이행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파기의 범위
선택적으로 병합된 수 개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항소심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상고한 경우, 상고법원이 선택적 청구 중 일부라도 그에 관한 상고가 이유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1다262905 판결 등 참조). 원고는 피고 1에 대해 선택적으로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위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 부분도 함께 파기하여야 한다.
5. 결론
원심판결의 본소에 관한 부분 중 피고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피고 2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고, 그 상고기각 부분의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마용주(재판장) 천대엽 서경환(주심) 신숙희
실제 판례 정보이며, 회원님 사건의 결과를 예측·자문하지 않습니다.